[언론보도] 눈높이 맞춘 ‘생활 교육’…어린이 안전 바로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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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내 아동(어린이)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어린이 안전사고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4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0~14세 유.아동 인구는 2008년 852만명에서 지난해 678만명으로 20% 이상 줄어들었다. 최근 5년간 어린이 교통사고만 보더라도 관련 수치는 감소보다는 비슷한 수준의 추세를 보이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지속적이고 예방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안전교육’을 본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일례로, 도로교통공단은 어린이 사고다발 지역에서 발생하는 원인을 행정안전부∙경찰청과 함께 분석해 관련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스쿨존 교통사고 ZERO 캠페인’을 통해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너는 현장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일상생활과 연결된 콘텐츠 형식의 안전 교육이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아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사고는 일상에서 예기치 못하게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 어린이가 어렸을 때부터 주체적으로 안전문화 의식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 사고 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글로벌 안전과학 기업인 UL(Underwriters Laboratories) 또한 지난 2004년부터 어린이 안전교육 캠페인인 ‘세이프티 스마트(UL Safety Smart)’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보다 안전한 세상을 위해 일한다’는 기업 사명을 모토로 어린이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유명한 월트디즈니사와 협업,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디즈니 캐릭터인 라이온킹의 티몬, 품바 등을 등장시켜 생활안전, 화재안전, 환경보호, 물놀이 안전, 건강·보건 등 일상생활 속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하는 필수 안전상식에 대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학교, 웨비나(webinar), 세이프티 스마트 공식 웹사이트 등 실제 교육 현장에서부터 디지털 상에서까지 교육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보다 포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이러한 디즈니 캐릭터 외에도, 디즈니채널코리아와의 협업을 통해 보행자 안전, 자외선 차단, 전기 안전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안전상식을 우리나라 어린이가 직접 나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소개하는 콘텐츠를 개발, 디즈니채널 및 디즈니주니어 채널에서 방영해 오고 있다. 세이프티 스마트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전세계 25개국 34개 언어로 제작되어 총 10억 명 이상의 어린이와 교육 담당자에게 제공된 바 있다.
프로그램 제공 후 특정 리서치를 통해 실제 이러한 교육이 어떠한 효과가 있었는지 조사한 결과도 자뭇 흥미롭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10세 이하의 유아 및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세이프티 스마트 교육에 참여하기 전, 생활 속 건강/보건, 환경보호 관련 기본 안전상식에 대한 질문들을 묻고 답하게 했다. 프로그램 참여 일주일 후, ‘간식을 위해 사과와 쿠키 중 무엇을 먹을지’, ‘사용하고 난 종이는 재활용 쓰레기통과 일반 쓰레기통 중 어디에 버려야 할지’ 등 특정 상황에서 아이들의 행동을 살펴볼 수 볼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해 프로그램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이들이 어떠한 행동을 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 중 특히 5세에서 7세 아동 중 대다수가 사과보다는 쿠키를, 일반 쓰레기통이 아닌 재활용 쓰레기통에 사용한 종이를 버린다고 답했다. 해당 콘텐츠가 단지 엔터테인먼트성에서 그친 것이 아닌, 안전지식 습득과 행동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반영한 결과였다.
안전은 국민 모두가 노력해야하는 기본원칙이자 반드시 지켜져야하는 국가적 과제이다. 특히, 대상이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인 경우 효과와 지속가능성 두 가지를 모두 잡아야 한다. 지속가능성과 안전실현은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기 때문이다.
교통안전 등 특정 카테고리에 국한한 것에서 좀 더 나아가, 어린이들이 보다 주체적으로 다양한 안전지식을 학습하고, 이행할 수 있는 근본적인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할 때다. 정형화 되어 있는 교육 환경에 아이들을 참여시키는 방향 보다는, 이들이 부담 없이 실생활에서 안전이란 무엇인지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우리 모두가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현재 UL 사회공헌활동(CSR) 총괄 부사장이다. 안전과학 리서치, 안전코드 및 관련 기준 개발 분야에서 30년 동안 경험을 쌓았다. 미국 소비자 제품안전 위원회, 전국 소비자 연맹, 미국 국가표준 협회 자문 위원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