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두각을 보이는 전기차 배터리와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 등의 표준화 분야에서 한국과 긴밀한 공조관계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글로벌 안전규격 개발ㆍ인증기관인 UL(Underwriters Laboratories)의 키스 윌리엄스(58ㆍ사진)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스마트그리드와 전기차가 상용화될 경우 전자제품에 대한 새로운 인증규격 및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전력시스템이나 녹색에너지 부문에서 앞서가고 있는 한국의 연구기관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싶다”고 밝혔다.

UL은 이미 한국조명기술원, 에너지기술연구원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태양광 발전장비와 LED 조명제품 안전규격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UL과의 협력관계가 가시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은 녹색산업의 UL인증을 위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해외시장 진출에 훨씬 유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키스 회장은 특히 한국 기업들이 그린산업에서 높은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반도체 시장에서 1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LED와 태양광부문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셈”이라며 “특히 한국기업들은 소비자의 니즈나 시장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친환경 녹색산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스 회장은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정보력이나 경험 부족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UL인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실제 미국의 각 가정마다 250종이 넘는 UL인증 제품을 사용할 정도로 UL인증은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는 “미국만 해도 50개주마다 각각 다른 규격이 존재하고 세계시장에서도 지역적 특성에 따라 안전규격이 다르다”며 “제품개발 초기부터 타깃시장을 명확히 설정하고 UL의 상담을 받아 개발에 착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해외시장 공략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UL은 1893년 설립된 미국 최초의 제품 안전인증기관으로 유럽의 CEㆍCB나 중국의 CCC 등과 함께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UL이 보유한 인증규격(표준)은 IT, 전자제품, 전선 등 1,400여 가지이며 해마다 210억개의 제품에 UL인증이 붙고 있다.

이유미기자 y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