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2019년 제203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정현석 UL코리아 사장 | 해외 진출 기업 UL마크 하나면 ‘안전 OK’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모든 기기가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되면서 안전·보안이 더욱 중요해졌어요.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안전·보안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결사 역할을 하겠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현석 UL코리아 사장(46)이 밝힌 포부다. 포스코 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선임연구원과 건설·에너지 기업 힐티코리아 대표, 산업 연마재 기업 티롤릿 한국법인 대표를 거친 정 사장은 올해부터 UL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일반인에게 낯선 유엘(UL)은 무려 125년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안전과학 기업이다.

1893년 개최된 미국 시카고 세계박람회에서 토머스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가 많이 사용됐다. 당시 화재가 잦다 보니 전기 안전을 검증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때마침 세계박람회의 전기 검사원으로 일해온 윌리엄 헨리 메릴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1894년 UL이라는 전기 안전회사를 설립했다. 미국 최초로 전기제품 사고를 막기 위한 검사 항목, 시험 방법 등을 주정부 정책에 반영해 다양한 제품에 적용했다.

오랜 역사를 이어오면서 UL은 안전인증 사업군을 점차 넓혀갔다. 전자정보통신, 의료기기는 물론이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기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어느새 미국 최고의 안전 규격 기관으로 성장했다. 현재 전 세계 140여개국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제품 주기적 검증하는 ‘사후심사 서비스’ 눈길

UL코리아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시장뿐 아니라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전 세계 수출에 필요한 광범위한 해외 인증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덕분에 전기전자 외에도 에너지, 의료기기, 금융, 전선, 화학 등 다양한 업종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기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면 국가별 제품 규격·기준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5G,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안전인증, 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죠. 대기업뿐 아니라 혁신기술을 갖춘 중소기업이 국가별 인증 규제에 대응해 글로벌 시장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정 사장은 ‘사후심사 서비스’도 강조하고 나섰다. 한 차례 인증, 검증으로 끝나지 않고 제품이 규격에 맞게 생산되는지 주기적으로 검증하는 서비스다.

“과거에는 눈에 보이는 안전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보이지 않는 안전’도 필요합니다. 건축자재, 가구에서 방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인증을 해주는 한편 사이버 보안에도 힘쓰고 있죠. 이를 위해 국내 시험소를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저희와 손잡는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