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녹색건축 전문저널 칸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인터뷰] 정현석 UL코리아 대표

 

글로벌 안전과학기업 UL의 한국지사인 UL코리아(대표 정현석)는 1996년 설립돼 1997년부터 제품안전인증서비스를 개시했다. 이후 2009년 환경인증서비스, 2010년 제품성능시험서비스, 2011년 무선인증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15년에는 국내 첫 무선시험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UL코리아는 한국시장에서 실내공기질과 폐기물관리가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이와 관련된 인증사업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실내·외 환경에서 유해물질 농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실내활동 시간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실내공기질 관리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각종 제품, 자재, 공간에 대한 환경규제가 강화될 전망이어서 건축, 건자재산업도 이에 대한 대응체계를 갖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국제사회 폐기물무역에 대한 분쟁이 강화돼 폐기물처리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아 곳곳이 생활·산업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폐기물저감은 물론 오염물질·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폐기물 재사용·재활용을 강화하는 내용의 ‘환경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산업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생활·산업폐기물을 배출하는 대부분의 제조기업들도 폐기물관리에 대한 압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UL은 오래 전부터 글로벌 친환경·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검증·인증·감독·교육사업 등을 통해 산업계에 기후위기 대응력을 제고하고 있다. 정현석 UL코리아 대표를 만나 관련분야 글로벌 동향을 듣고 그간 사업활동에 대해 들었다.

■ UL코리아를 소개하면
글로벌 안전인증 전문기업 UL은 철저하고 투명한 관리와 절차를 기반으로 ‘보다 안전한 세상을 위해 일한다(Working for a Safer World)’는 사명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제품 안전시험 및 인증을 비롯해 환경시험, 성능시험, 헬스케어 및 의료기기 인증은 물론 컨설팅, 교육, 세미나에 이르기까지 안전, 보안,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전방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 및 기술분야에서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제조나 기술력에 강점이 많은 만큼 UL은 한국에 다양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2015년 설립한 무선인증시험소를 확장, 글로벌시장 진출에 필요한 무선인증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UL은 시험소확장을 통해 국내기업의 기술개발 및 디지털혁신을 보다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게 됐다.

UL코리아는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혁신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를 통해 안전과학분야에서 혁신을 만들고 국내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안전하게 채택하고 적용하는 것, 비즈니스에 신뢰를 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UL코리아는 국내 중소기업 발전과 한국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전 세계 수출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수출을 원하는 국내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 UL은 실내공기질인증으로 유명한데
실내공기질인증으로 건축자재, 인테리어, 가구 등이 내뿜는 유해한 화학물질에 대한 인체 노출을 줄이고 실내공기질을 향상시켜 공공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2001년 그린가드(GREENGUARD)가 탄생했다. 건자재, 전자제품, 가구 등은 물론 주택 실내공간이나 기업사무실 등 건물에 대해서도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전 세계 실내공기질인증기준 중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산업계에서 독립된 제3자기관 인증이다. 350개 이상의 지속가능 프로그램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30개 이상 산업군에 걸쳐 5만8,000개 이상의 제품인증 수를 보유하고 있다.

인간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화학물질 노출 역시 대부분은 가정, 사무실, 학교 및 기타 실내환경에서 호흡하는 공기를 통해 발생한다.

이러한 공기 중 화학물질을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라고 하며 건축자재, 인테리어, 가구, 청소 제품 및 개인 위생용품에서 방출된다. 미국 환경보호국 EPA에 따르면 VOC는 실내환경에서 흔하게 측정되며 실외보다 최소 2배에서 최대 1,000배 가까이 높을 수 있다.

그린가드인증은 공장검토(문서검토), 사전시험, 본시험 순서로 진행되며 그린가드 시험통과 후 인증서를 취득하게 된다. 인증마크를 지속해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라이선스 수수료를 매해 납부해야 한다.

사전시험을 진행하는 이유는 본시험에서 Pass·Fail 여부를 미리 가늠해보기 위함이며 넓은 제품군을 최소의 시험 수로 모두 인증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면 디자인만 다른 의자 모델이 1번부터 100번까지 있다면 1·50·100번 제품만 본시험보다 저렴한 사전시험을 진행한 뒤 사전시험 샘플 중 가장 높은 방출량을 나타낸 제품만 본시험을 진행함으로써 100개 제품에 모두 그린가드 인증마크를 부여할 수 있다.

특히 2017년 1월 국내·외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친환경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충족을 위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군포시험소를 UL 그린가드 공인시험소로 지정, 한국 내에서도 UL의 글로벌 환경인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그린가드 획득 시 혜택은
그린가드인증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3자 화학물질배출 표준 중 하나다. 실내공기오염과 화학물질 노출위험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위험성을 줄이는 동시에 건강한 실내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UL 그린가드는 엄격한 기준의 실내공기표준 적합성 측정시험을 통해 제품에 사용된 재료와 마감재 등에 부여하는 친환경 인증이다. 이에 따라 미국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LEED) 및 미국 환경청(EPA)에서 대표적인 환경인증제도로 인정하고 있다.

■ 그린가드와 국내 주요 친환경인증 차이점은
환경성적표지(EPD)는 제품의 전 과정(원재료·가공·사용·폐기)에서 발생하는 환경영향을 정량화 해 표시하는 인증이다. 또한 녹색건축물인증(G-SEED)은 건축물의 여러 친환경성을 평가해 부여하는 인증제도다.

이에 비해 그린가드는 실내공기질에 중점을 두고 실내에서 사용하는 제품 등에서 발생하는 VOCs 등 호흡기 독성을 나타내는 화학물질을 시험해 기준치에 부합하는지를 평가하는 프로그램으로 타 인증과는 달리 인체의 건강영향성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 폐기물관리인증제를 운영하는데
폐기물매립 제로 인증제도(ZWTL: Zero Waste To Landfill)는 사업장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을 다시 자원으로 활용해 폐기물 배출제로를 목표로 하는 순환경제의 개념이다. 이에 따라 UL의 ZWTL은 기업의 자원재활용 수준을 평가하는 척도이며 UL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 수준을 평가하고 그 수준에 따라 실버(재활용률 90∼94%), 골드(95∼99%), 플래티넘(100%)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 기업의 폐기물관리 필요성은
바야흐로 폐기물의 시대에 살고 있다. 기업의 평가 잣대는 이제 단순히 재무적 요소뿐만 아니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결정되고 있으며 환경영역에서는 자원의 사용과 배출, 환경혁신에 관한 성과가 포함돼 장기적 관점의 기업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앞당겨졌으며 모든 국가와 기업이 폐기물을 어떻게 줄일지, 나아가 애초에 폐기물이 되지 않도록 어떻게 효율적으로 재사용, 재활용, 재생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폐기물은 크게 생활폐기물과 사업장폐기물로 구분된다. 사업장폐기물은 사업장 일반폐기물, 건설폐기물 및 지정폐기물로 구성되며 이러한 사업장폐기물을 제외한 모든 폐기물을 생활폐기물로 구분한다.

2013년 해양으로의 폐기물 처리가 전면 금지됨에 따라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과 사업장폐기물은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형태로만 처리할 수 있다. 소각처리는 비용이 많고 공기오염을 유발하는 반면 매립은 비용이 소각보다 저렴하지만 한정된 국토면적으로 인해 매립지용량이 한정적이고 토양오염뿐만 아니라 침출수로 인한 수질오염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결국 어떠한 폐기물 처리방식을 선택하더라도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폐기물에 대한 정책으로 위해물질 사용을 사전에 제한하거나 폐기 전 단계에서 재사용, 재생, 재활용하도록 하고 토양매립금지품목을 선정해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개발도상국에 비용을 지불하고 폐기물을 처리해오던 방식이 더이상 불가해짐에 따라 ‘쓰레기 대란’을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입장에서는 제품생산 시 투입되는 원료단가에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까지 높은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원가절감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자원을 재사용하고 있다.

특히 선도기업들은 재활용을 통해 ESG 성과와 폐기물처리 비용감소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단순히 폐기물 규제만 만족하기 위해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수준이 아니라 환경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것이 기업의 생존전략이 되고 있다.

■ 국내기업이 ZWTL을 활용하려면
원재료 채취, 제조, 폐기의 선형적인 경제구조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순환경제(Circular economy)’가 전 세계 화두다. 이는 한정적인 지구의 자원과 더 이상 처리하기 어려울 만큼 쌓여가는 폐기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경제시스템으로 산업시스템 전반의 혁신을 통해 쓰레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제, 자연,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ZWTL은 폐기물의 최종처분인 매립으로 가는 폐기물의 흐름을 ‘0’에 가깝게 줄이는 사업장에 대해 그 비율을 검증해 등급을 부여하는 인증이다. 검증 프로그램은 최종제품에 포함되지 않은 자재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측정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소각을 통한 에너지생산에서 재사용, 재활용 및 퇴비화에 이르기까지 환경적으로 책임있고 혁신적인 4가지 방식으로 폐기물을 처리하는 회사를 검증한다.

ZWTL은 최소 90% 이상의 전환율을 요구하며 실버(90~94%), 골드(95~99%) 및 플래티넘(100%) 등급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러한 등급배지로 시장에서 3자검증을 기반으로 한 신뢰성으로 경쟁우위를 얻을 수 있다.

ZWTL 취득으로 기업은 △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비용 절감 △제한된 매립 공간에 대한 의존도 감소 △환경적으로 책임 있는 기업 공표 등 혜택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