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에 4단계의 수분을 더해 부풀려 주세요.”

미래로 건너간 주인공 마티의 어머니가 손바닥만한 피자를 오븐에 넣으며 말한다.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오븐은 몇 초 뒤 피자를 패밀리 사이즈로 부풀려 완전히 조리된 상태로 내놓는다. 미래를 앞서가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1989년 영화 백 투 더 퓨처 2의 한 장면이다.

 

SF 영화 속에서는 다양한 미래의 모습들이 그려져 눈길을 끌곤 하지만 이런 영화 속 상상은 수년 뒤 곧 현실에서 만날 수 있다. 마티의 어머니가 오븐에게 요리를 부탁했던 것처럼, ‘기기(device)’와 대화하는 것은 우리에게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웨어러블 기기에서부터 자율주행차까지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이어진 초연결사회에서 사람들은 더욱 효율적이고 편리해진 생활방식에 익숙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의 중심 축에는 사물인터넷이 자리잡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이 연결되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에 정보를 소통하는 지능형 기술과 서비스를 일컫는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130억개가 넘는 디지털·전자기기가 상호 연결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지구상에 있는 사람들이 적어도 2개 이상의 사물인터넷 기반의 기기를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수치다. 가정에서 쓰이는 가전제품이나 재활을 돕는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 원격 차량제어가 가능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등 사물인터넷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의 생활 전반으로 스며들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 280억대 이상의 기기가 서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UL에서 발표한 연례보고서(Annual Report, 2017)에서는 2025년이 되면 우리는 일상에서 전자기기들과 하루 평균 4,800회 이상 소통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사물인터넷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앞으로 불러일으킬 경제 효과도 상당하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는 2025년 사물인터넷의 전체적인 경제효과 규모가 연간 3조 9천억 달러에서 11조 1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10년간의 스마트폰 구매 추이만 보더라도, 일상 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언제라도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있는 소비자의 심리는 제조사들로 하여금 사물인터넷을 지속적인 수익창출을 위한 핵심동력으로 삼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의 알렉사와 같이 이미 다수의 기업들이 인공지능 플랫폼을 잇따라 출시하며 또 다른 스마트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사물인터넷은 ‘스마트홈’으로 정의되는 미래형 주거공간에 밀접하게 적용되어 생활 전반에서의 전례 없는 혁신을 이룰 것으로 조명 받고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실내 온도, 조명의 밝기와 같은 실내환경을 다양한 플랫폼과 기기를 통해 음성제어 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스마트 와치(smart watch) 등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원격으로도 컨트롤이 가능하다.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손가락 하나로 선풍기의 바람 세기까지 간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홈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스마트홈이 대중화 됨에 따라 가정 내에서 쓰이는 IoT 기기 인증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다양한 IoT 기기들이 스마트폰과 같은 단일 플랫폼을 통해 작동되기 때문에 디바이스 간의 안정적인 연결과 원활한 통신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검증하고, 또 기기 자체의 ‘상호운용성’을 확인하는 표준을 충족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러한 디바이스들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프로토콜에 의존해 작동되어 해킹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아 사이버 보안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 요구된다. 한 예로, 실내온도가 급격히 높아지거나 가스 밸브가 저절로 열리게 된다면 예상치 못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고, CCTV나 현관문이 해킹될 경우에는 외부인의 침입을 막을 수 없어 안전에 위협을 끼칠 수 있다. 실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곳인 만큼 위험요소를 사전에 방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보안 요소와 인증 절차는 필수적이다.

 

 

캘리포니아 일반 가정집과 동일한 조건으로 만든 UL Living Lab

 

이와 같은 검증은 IoT 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제조사의 입장에서도 반드시 요구되는 부분이다. 기업들은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하고 선진적인 IoT 기기를 개발할 수 있지만, 제품을 먼저 출시하기 위해 속도 전에만 주력하다가는 소비자의 신뢰를 한번에 잃을 수 있다. 따라서 제품의 안전성과 연결성, 보안성과 같은 근본적인 표준 요건을 만족시켜 소비자의 지속적인 신뢰와 믿음을 가져가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비즈니스 혁신에도 도움이 된다.

UL은 IoT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표준을 만들고, 관련 인증 절차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든 것이 실제 집과 동일한 조건으로 만들어진 UL의 리빙랩(Living Lab)은 스마트홈 환경에서 소비자들이 IoT 제품을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위험성을 파악하는 한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관련 인증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이러한 테스트 결과를 기반으로, UL은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더욱 안전하고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최적의 스마트홈 생태계를 조성을 위해 앞장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