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 7월부터는 300인 이상의 기업들을 기준으로, 68시간이었던 근무시간이 15시간 이상 줄어들 예정이다.

업무 시간을 놓고 본다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춘다는 의미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문화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평균8시간 이상을 사무실에서 보내는 직장인에게는 직장에서의 삶의 질 또한 고려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오피스 공간은 직장인들이 하루 일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며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 제약이 있는 곳이다. 따라서 실내 공기나 온도부터 책상 및 의자 등 사무가구, 사무용품 등을 포함한 업무 환경은 직장인들의 건강에 밀접한 영향을 끼친다.

 

 

최근 많은 직장인들이 두통, 현기증을 호소하는 ‘빌딩 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에 시달리고 있다. ‘사무실 피로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이 증상은 밀폐된 공간에서 공기 순환이 이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두통, 기침이 나거나 몸이 쉽게 무기력해지고 피로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폐쇄된 장소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오염된 공기가 내부 로만 순환되는 와중에 건자재로 사용한 접착제나 벽재로부터 방출되는 여러 화학물질에 장시간 노출되어 이런 증상을 야기시키고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 실내 공기는 외부보다 훨씬 더 오염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집중력 감퇴를 넘어 기관지염이나 천식과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무실에서 식물을 기르거나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방법으로 빌딩 증후군의 영향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시공 단계에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은 자재를 사용해 보다 안전한 오피스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LEED)와 미국 환경청(EPA)에서 인정하는 환경인증제도UL 그린가드(GREENGUARD)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 포름알데하이드 등과 같은 유해물질 테스트를 통과한 건축 자재와 제품에만 부여되는 인증이다. 이미 미국 건설 시장조사기관인 맥그로우 힐(McGRAW HILL construction)의 설문 조사에서 그린가드를 포함한 UL의 친환경 인증이 높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400여 개에 달하는 글로벌 기관들도 실내 공기질 분야에서 그린가드 인증마크를 인정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UL의 친환경 인증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인식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린가드를 포함한 UL 친환경 인증은 높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ource: McGraw Hill report (56p)>

 

최근 국내 기업들이 건축 자재 등 제품을 출시할 때 거치는 친환경 인증 절차가 효율적으로 개선돼 직장인들을 위한 실내 공간도 보다 쾌적해지고 있다. 그 동안 해외 수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들(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은 가구 재료의 실내공기질 적합성 검사를 거쳐 친환경 국제인증을 받더라도 국내에서 ‘환경표지인증’ 취득 절차를 추가적으로 통과해야 했다. 하지만 2015년 말부터 정부 규제개혁 회의에서 그린가드 인증과 중복되는 ‘실내공기질’ 항목의 검사결과를 환경표지인증에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되면서 인증 절차를 통과하는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시간 또한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은 국내 기업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UL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국내 실내공기질 분야 최초로 ‘그린가드(GREENGUARD) 인증’ 시험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건축자재, 가구, 전자기기, 생활용품에 대한 실내공기질 시험과 그린가드 인증 제공, 환경 인증 프로그램 개발이 대표적인 예다.

오피스 내 공기질 만큼이나 직장인들이 매일 사용하고 있는 출력 잉크, 손 세정제 등 사무실 에서 쓰이는 제품도 친환경 인증을 통과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Ecological(생태계)’과 ‘로고(logo)’의 합성어인 UL의 에코로고(ECOLOGO)는 단어 의미 그대로 ‘생태계에 피해를 주지 않는 친환경 제품에게만 부여되는 인증’이다. 각종 유해물질로부터 환경과 인류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시작된 ‘그린 표준 프로그램’ 으로 주로 건축자재, 산업용품, 생활용품 등 엄격한 친환경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만 표시되며, 350ro 이상의 환경 규격에 참작 될 정도로 공신력을 인정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일컫는 ‘웰니스(wellness)’에 대한 인증도 흥미롭다. UL의 ‘웰니스 인증(Wellness Certification)’은 가구, 실내 페인트, 접착제, 코팅제, 조명 등 빌딩 안에서 요구되는 기준들을 객관적인 제 3자 기관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엄격한 기준에 따른 검증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 웰빙(well-being)을 종합적으로 평가 및 인증한다.

각종 유해물질에 노출되기 쉬운 ‘빌딩 증후군’의 시대를 맞이한 지금, 더 나은 환경에서의 삶은 모두가 지향하는 바일 것이다. 그만큼 오피스 환경을 비롯해 실내 안전지대를 만들어 가기 위한 우리 모두의 친환경적 관심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